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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 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본문

3. 요즘 보는 책(서평)

"상관 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굥형 2024. 11. 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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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길에 니가 내게 말했지
'너는 바라는 게 너무나 많아
잠깐이라도 널 안 바라보면
머리에 불이 나버린다니까'
나는 흐르려는 눈물을 참고
하려던 얘길 어렵게 누르고
'그래 미안해'라는 한 마디로
너랑 나눈 날들 마무리했었지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이야


한때 디저트 계에서 밤양갱의 열품을 일으켰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의 가사이다. 

이 곡은 작사-작곡-편곡 모두 장기하의 곡이어서 더욱 더 놀랬던 기억이 있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 라고 했던 가사도 무대에서 춤을 추는듯한 움직이과 노래도 

그는 기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사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어쩌면 이렇게 노래를 만들까 하는 생각에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러던차에 그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산문 장르에 책을 읽어 보았다

최근 몇 년간은 자기 계발서와 경제/경영, 인문학 책만 읽어 보았는데 

우연히 장기하와의 인터뷰 중 알게된 그의 산문집 "상관없는 거 아닌가?" 라는 책을 냈다고 하여,

궁금증에 읽었었던 책이다. 

책은 역시 바로 하루 만에 배송이 왔다.

 

읽단 책을 받아본 첫 느낌... 느낌이 좋았다. 책표지의 색상(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렌지 색)

우선, 아직 구매해 놓고 다 읽지 못한 책들이 많으면서도 또 책을 주문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상관없는 거 아닌가"

언제부턴가.. 내 삶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주변에 눈치를 보지 않으면서 삶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늘 생각했고 곱씹어서 생각했다. 하지만 실천은 하지 못했었다.

다른 이들을 의식하고, 평판을 걱정하며, 때로는 가식적인 모습을 은연중에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싸구려 커피 같으면서도 뭔가 느낌 있는 책 표지의 삽화, 그리고 이동하면서 읽기 딱 좋은 사이즈까지

자고로 책은 항상 곁에 두고 읽기 편하게 한 손에 딱 들어오는 사이즈여야 한다.

책의 뒤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곰곰, '나'를 들여다보고,

조금씩 마음의 짐을 덜어내며,

'나' 답게 살기 위한 작은 노력들에 대하여

그의 일상을 통해서 나 답게 사는 것이 어떤 건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연히 TV를 보다가 명강의 Big10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장기하 작가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나처럼 장기하 작가도 오렌지색을 좋아하나 보다.

인터뷰에서 좋은 글은 어떤 글인가라는 질문에 니체의 말을 인용하여 대답하였다.

결국 어느 누구도 책이나 다른 것들에서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얻어들을 수 없는 법이다.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 中)

이 책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소재와 소소한 이야기들은

나도 작가처럼 나름대로 하루하루 괜찮은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싸구려 커피, 달이 차오른다 가자,를 통해서 이미 평범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책은 정말 술술 읽어진다.

내 친구의 일상의 이야기 들을 듣고 있는 듯하다.

책은 정확하게 절반으로 '낮' 과 '밤'으로 나뉜다. 그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내용을 적어본다.

자유롭다는 것은 곧 막연하다는 뜻이고, 막연한 삶은 종종 외롭다. 이끌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어떻게든 헤쳐 나가야 할 때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Page.119)

물건에 대해서든 사람에 대해서든, 그 밖의 무엇에 대해서든, 욕심을 하나하나 줄여나가다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생명에 대한 욕심마저 딱 버리고 죽으면 정말로 멋진 삶이겠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Page.46)

카메라로 찍어도,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유튜브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삶은 결국 증발한다.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해 몇 시간짜리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넷플릭스에 공개한 인생이라 해도 예외는 될 수 없다. (Page.158)

책이 배송되고, 딱 평일 3일 만에 다 읽었다.

편안한 친구의 일상의 이야기를 훔쳐보듯이 쉽게 쉽게 읽혀 나갔다.

작가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책을 읽고 난 후에 길게 여운이 남지 않는다...

하지만

상관없는 거 아닌가?

난 그냥 오래간만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즐겁게 읽었을 뿐이다.

※ 내 돈 내산으로 어떠한 광고도 아닌, 내가 읽은 책을 남기고자 하는 콘텐츠입니다.

주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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